편지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 김남조 -
...
김남조 시인이 사랑을 하던 시대는 편지를 쓰면서 사랑을 하던 시대다.
그 시대엔 사랑이 시작되면 부치지 않은 편지가 산을 이루고 바다를 덮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편지가 도착할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 먼저 와서 읽고 갔다.
그래서 사랑이 더욱 아름다웠다.
인용. 정호승님의 시집 " 이 시를 가슴에 품는다 " 中에서
P.S.
언제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기억을 더듬어 써 봅니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매일매일 사랑하는 여자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고,
편지를 받은 여자는 그때마다 이메일로 답장을 정성스럽게 써서 보냈답니다.
시간이 흘러,
영원할 것 같던 그들의 사랑이 끝나고 이별이라는 슬픔이 그들에게 찾아왔습니다.
남자가 여자와의 추억을 정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이메일을 지우는데 걸린 시간 3초
하지만,
여자는 남자가 보낸 편지들을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여야 했답니다.
끝.
